"정말 하고 싶은 사업인가요?"
어느 날, IR 피칭 자리에서 벤처캐피탈 심사역이 던진 한 마디가 나를 멈춰 세웠다. 수백 명을 대상으로 한 치밀한 설문, 꼼꼼한 시장 조사, 밤새 완성한 프로토타입, 화려한 수식어로 가득한 사업계획서. 그 모든 것 속에 진정한 '나'는 없었다.
하이에크가 경고했던 말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우리는 개인의 이성과 의도가 사회 전체의 결과를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치명적 자만에 빠져 있다."" 내가 맞닥뜨린 실패는 시장이 아닌 나 자신에게 있었다. 시장의 실패라 여겼던 것은 사실 나의 자유 의지가 부재한 결과였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희미해진 지금, 창업은 젊은이들에게 '마지막 기회'로 느껴진다. 특히 정부 지원사업이라는 달콤한 유혹 속에 창업을 시작하는 청년들이 많다. 수천만 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지원사업에 맞게' 수정하고, 실제 시장의 반응보다 심사위원의 평가에 더 신경 쓴다. 지원사업의 생태계는 계획경제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다. 관료의 계획에 맞춰 기업가가 움직이는, '욕망 없는 경제 주체'가 만든 '시장 없는 시장'이었다.
정부 주도 창업 지원 사업의 한계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대표적인 지원사업 중 하나인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졸업한 기업의 67%가 5년 후 매출 0원을 기록했다. 스타트업을 위한 지원사업이 오히려 한계기업을 양산하는 역설적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지원금 쟁탈전과 브로커 생태계가 형성되고, 본래 목적인 창업이나 혁신 보다 단기적 이익 취득에 치우치는 사례가 빈번하다. ""선의를 가진 정부보다 나쁜 시장이 더 낫다""는 밀턴 프리드먼의 진리가 더욱 명확해지는 현실이다.
물론 정부 지원이 모두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초기 시장 형성, 기반 기술 개발, 사회적 가치 창출 등 시장 실패가 발생하는 영역에서는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다만 그 지원이 기업가의 자유와 책임을 대체하는 순간, 오히려 혁신을 저해하게 된다. 성공한 스타트업들의 공통점은 정부 의존보다 시장의 니즈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쿠팡, 토스, 배민 같은 기업들은 사용자의 불편함을 해소하겠다는 기업가의 진정성 있는 욕망에서 출발했다.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시장 참여자의 자발적 참여와 진정한 욕망이다.
큰 실패를 겪은 후, 나는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다. 수많은 질문이 하이에크적 자각으로 이어졌다. 그는 ""질서를 만들지 마라, 질서 속으로 들어가라""고 조언했다. 진정한 기업가 정신은 시장이라는 자생적 질서 속, 자신의 욕망과 시장의 니즈를 연결하면서 시작된다. 외부의 인정이나 정부 지원금이 아닌, 내면의 진실한 열정을 따르는 것에서 비로소 '의무가 아닌 자유로 움직이는 시장 주체'가 탄생한다.
이제 나는 다시 시장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자유인으로서. 실패의 경험은 '노예의 길'이 아니라 '자유의 출발선'이 되었다. 창업은 국가사업이 아닌 '자유의 실천'이다. 나는 다시 창업할 것이다. 더 큰 혁신, 더 깊은 욕망, 더 정직한 시장을 위해. 이 시장은 나에게 책임을 묻지만, 동시에 존엄한 도전의 기회를 준다. 그것이 자유온라인 Stake가 개인과 사회에 가져다주는 가장 위대한 가치가 아닐까.
온라인 Stake는 국가의 계획이나 타인의 기대가 아닌,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과 책임으로 움직인다. 우리가 자유의 길을 걸을 때, 그 발자국 하나하나가 모여 시장의 지혜를 형성한다. 나의 작은 실패와 성찰이 누군가에게는 자유시장의 원리를 이해하는 작은 교훈이 되길 바란다. 시장은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기회를 주는, 가장 관대하면서도 가장 정직한 심판이니까.
NO. | 수상 | 제 목 | ![]() |
글쓴이 | 등록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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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 우수상 | ![]() 이재영 / 2025-0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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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우수상 | ![]() 김재욱 / 2025-0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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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우수상 | ![]() 김은재 / 2025-0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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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우수상 | ![]() 김대영 / 2025-0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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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우수상 | ![]() 김현실 / 2025-0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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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우수상 | ![]() 신한비 / 2025-0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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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우수상 | ![]() 노한비 / 2025-0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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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우수상 | ![]() 이승재 / 2025-0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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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우수상 | ![]() 오민준 / 2025-0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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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우수상 | ![]() 오하경 / 2025-0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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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우수상 | ![]() 윤민철 / 2025-0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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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우수상 | ![]() 이지은 / 2025-0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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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수상 | ![]() 금성윤 / 2025-0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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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우수상 | ![]() 송진호 / 2025-0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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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우수상 | ![]() 우수현 / 2025-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