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Stake 역설: 선택의 자유인가, 소비의 함정인가?

MZ 세대에게 시간은 곧 자산이다. 클릭 몇 번으로 상품을 고르고, 버튼 하나로 결제를 마치는 이들은 빠르고 효율적인 소비를 중시한다. '구독경제’는 이런 흐름에 딱 들어맞는다. 넷플릭스, 멜론, 유튜브 등 우리는 수많은 구독 서비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처음엔 분명 합리적이고 똑똑한 소비라고 믿었지만, 어느 순간,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일정한 금액들을 보며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내가 이걸 아직도 쓰고 있었나?’ 하는 자각이 들곤 할 땐 이미 몇 달 치 요금은 빠져나간 뒤다. 구독경제는 과연 자유롭고 합리적인 소비를 돕는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소비자의 선택을 흐리는, 새로운 소비의 덫일 뿐인가?

구독온라인 Stake는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공급자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이다. 하지만 그 절차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자동 결제 시스템부터 해지까지 몇 단계를 거쳐야 하는 복잡한 절차, 무료 체험 뒤 숨어 있는 유료 전환 등 소비자가 계속해서 구독을 유지하게끔 설계되어 있다.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비용이 나가는 구조는 선택이 아니라 습관, 심지어는 실수다. 이는 명백히 '선택의 자유’를 흐리는 절차이며,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작동하는 장치다.

사용자가 자각하지 못한 채 결제를 이어가게 하는 시스템을 과연 정당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이 지점에서 우리는 시장경제의 기본 원칙을 다시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시장경제에서 결과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절차의 공정성이다. 정보가 기업에만 편중되어 있는 잘못된 구독경제 시스템처럼 소비자의 선택을 흐리게 만들고, 의사결정을 미묘하게 방해하는 구조 속에서 얻은 성과는 아무리 정당해 보여도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첫 달 무료”, “이용권 하나로 온 가족이” 같은 광고 문구는 사용자에게 가성비를 약속하지만, 실상은 소비자의 이탈을 어렵게 만들고 충성도와 무관하게 지속적인 결제를 유도하는 '락인(lock-in)’ 전략일 뿐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이윤 추구는 당연한 일이지만, 오직 이윤만 맹목적으로 추구하게 된다면 결국 시장의 핵심 원칙 중 하나인 자유로운 진입과 퇴출을 약화시키며, 장기적으로는 혁신보다 독점을 강화할 수 있다. 소비자는 더 많은 선택지를 얻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선택의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의식적 소비에 익숙해져 간다.

만일 정부가 나서서 구독경제를 억제한다면 이를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을까? 정부의 역할은 가격을 직접 통제하거나 서비스 자체를 제한하는 데 있지 않다. 대신 소비자가 '공정한 과정’을 바탕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고 절차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모든 구독 서비스는 가입만큼이나 쉬운 해지 절차를 제공해야 하고, 자동결제 여부를 명확하게 안내해야 한다. 정부의 지나친 개입은 시장을 왜곡하지만, 절차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은 필요하다.

그렇다고 소비자에게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구독경제는 결국 사용자의 선택으로 시작되는 소비다. '편리함’이라는 이유로 자동 결제를 무심코 두고 본 건 소비자 자신이다. 정보가 없어서라기보다,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라면. 스스로 구독의 구조를 이해하고, 자신의 소비 패턴을 점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아무리 공정한 시스템도 무용지물이 된다. 시장의 자유는 단지 열려 있다는 사실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그것을 제대로 사용하는 주체가 있을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

구독경제가 건강하게 작동하기 위해선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 기업은 소비자를 묶어두기 위한 편의가 아닌, 선택을 존중하는 설계를 고민해야 하며, 정부는 과도한 개입이 아니라 공정한 절차와 정보의 투명성을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 역시 무심한 소비에 기대기보다, 자신의 선택을 점검하고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구독경제는 결국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 완성한다. 각자의 역할이 충실할 때, 비로소 시장도, 소비도 자유로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