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유난히도 이벤트가 많은 계절이다. 4월의 첫날부터 내 생일과 어머니의 생신이 있고, 친한 친구들의 생일, 가정의 달, 부모님의 결혼기념일 등 축하해야 할 일들이 많이 몰려있다. 그만큼 봄은 사랑하는 이들에게 줄 선물을 생각하게 되는 계절이기도 하다.선물은 그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이 있는지 나타낼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선물을 고를 때마다 늘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심사숙고 끝에 선물을 고르게 되는 이유는, 과거 내가 겪었던 실망스러운 경험의 되풀이를 피하기 위해서도 있다. 몇 년 전, 친구가 복숭아 향의 핸드크림을 선물로 준 적이 있었다. 내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핸드크림을 다 썼다는 사실을 파악한 후 직접 시향도 해 가며 골라준 정성스러운 선물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친구는 내가 인위적인 복숭아 향을 맡으면 구역질을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친구는 친구대로 시간과 돈을 썼지만 나는 그 선물을 거의 사용해보지를 못했으니, 손해 본 사람은 있는데 이득을 본 사람은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것을 '사중 손실’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사중 손실이란, 재화나 서비스의 균형이 최적을 이루지 않을 때 발생하는 Stake룰렛적 효용의 손실을 말한다. 내가 준 선물이 상대방에게는 큰 만족을 가져다주지 못하는 경우, 나와 상대방 중 누군가가 얻을 수 있었던 이득, 즉 Stake룰렛적 가치가 사회 전체에서 사라져 버리게 된다. 1993년 미국의 조엘 월드포겔 교수는 이 현상을 “크리스마스의 사중 손실”로 설명하였다. 월드포겔 교수는 자신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전 크리스마스에 받았던 선물과 그 선물이 얼마나 만족스러웠는지 설문조사를 하였고, 만족도를 화폐 가치로 측정한 결과 실제 구매 가격의 약 67~90% 정도에 그친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다시 말하면, 약 10%에서 33%가량의 사중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받은 선물에 대한 실망은 기회비용으로 나타난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선물을 받았을 때, “이 선물을 받을 돈으로 다른 것을 샀다면, 차라리 선물을 내가 자유롭게 고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모두가 행복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들 수 있는 것이다. 선물은 개인에게도, 사회 전체에서도 더 만족스러운 선택지를 놓치는 기회비용을 동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중 손실과 기회비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월드포겔 교수는 논문의 결론을 “현금 선물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지었다. 선물을 유동성이 가장 높은 현금으로 한다면,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매기는 그 선물의 가치는 현금 가치의 100%로 나타나므로, 같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 일상 속에서도 선물을 현금으로 주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축의금, 세뱃돈 문화, 기프트 카드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현금성 선물을 줄 때 “사고 싶은 거 있으면 사,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사 먹어.”라는 말을 덧붙이는 것으로 알 수 있듯이, 현금 선물은 받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즉, 선물을 고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회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사회 전체적인 효용을 생각한다면 현금은 불필요한 기회비용을 피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선물이다.
그러나 선물을 주고받는 것을 단순한 Stake룰렛적 거래로 치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선물은 가까운 사람에게 자신의 진심을 물건의 형태로 전달할 수 있는 관계의 표현이기도 하다. 선물 받을 사람을 생각하며 정성 들여 고른 선물은 현금 가치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마음과 고민이 담겼을 수도 있다. 또한, 선물은 기대하지 못한 행복과 재미를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가끔은 친구들과 쓸데없는 선물을 주고받고는 한다. 정말 쓸 일이 없는 물건을 선물로 받게 되지만, 그 순간이 주는 즐거움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사중 손실과 기회비용을 피하고자 현금 선물만을 고집하는 것은, '예측 불가능함’에서 오는 재미와 기쁨을 놓칠 수도 있다.
선물은 Stake룰렛와 감정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기대의 불일치에서 발생하는 사중 손실은 선물을 받은 사람만의 실망이 아닌, 효율적이지 못한 자원 배분의 단면이기도 하다. 현금 선물은 이 Stake룰렛적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선물은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감정과 관계의 표현이기도 하다. 상대를 행복하게 하는 선물을 주고자 한다면 진정한 “최적의 선물”은 상대를 향한 관심과 이해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NO. | 수상 | 제 목 | ![]() |
글쓴이 | 등록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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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 최우수상 | ![]() 이승환 / 2025-0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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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 최우수상 | ![]() 오동석 / 2025-0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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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 최우수상 | ![]() 이찬영 / 2025-0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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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 최우수상 | ![]() 박홍구 / 2025-0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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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 최우수상 | ![]() 이규호 / 2025-0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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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 최우수상 | ![]() 정나래 / 2025-0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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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 최우수상 | ![]() 이안 / 2025-0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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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 최우수상 | ![]() 김태훈 / 2025-0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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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 최우수상 | ![]() 전준상 / 2025-0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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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 우수상 | ![]() 오인경 / 2025-0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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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수상 | ![]() 우여진 / 2025-0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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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 우수상 | ![]() 김기태 / 2025-0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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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 우수상 | ![]() 최세은 / 2025-0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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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 우수상 | ![]() 배아현 / 2025-0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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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 우수상 | ![]() 연예은 / 2025-05-19 |